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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희망의 맹그로브 심기
작성자 김영란 (강남서초 환경연합 사무국장)
작성일 2011-03-11
“이 추위에 나무를 심는다고?”, “어디에?”
“샤먼은 지금이 맹그로브 묘목을 심기 좋은 때래”,
“맹그로브가 뭔데?”,
“열대 아열대에서 ‘바다의 숲’ 역할을 하는 생물들의 주요 서식처인데 동남아가 지금 맹그로브가 많이 파괴되어 전 세계적으로 피해가 크대”,
“그것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 있어?”, “중국에 그렇게 심는다고 효과 있겠어?”
이 모든 의문을 뒤로 하고 환경운동연합 서울협의회 10여명은 가서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인천공항에서 1시간, 2월말 한국은 아직 꽃샘추위가 한참이지만 중국 샤먼시(廈門, Amoy)에는 봄기운이 오르고 있었다.

맹그로브는 스페인어로 붉은 색을 말하는 맹(man)과 숲을 나타내는 그로브(grove)가 합쳐진 나무이름인데 염분을 배출하는 잎, 무성한 줄기, 붉은 나뭇껍질이 특징으로 중국에서는 홍수림(紅樹林)이라고 부른다. 전세계에 54종, 중국에 25종이 있는데 우리는 4박6일 동안 대략 6종의 맹그로브에 취해 있었다.

맹그로브숲은 지구의 열대해안과 아열대 해안의 1/4를 차지하고 동아시아 쓰나미를 75%나 감소시키고 열대우림의 2배에 달하는 탄소를 저장하면서 육지와 바다의 경계에서 두 세상을 연결하는 해안생태계에 절대적인 존재이다.
맹그로브는 목본식물로 줄기와 뿌리에서 많은 호흡뿌리가 내리고 염분을 이겨낸다. 어떤 종은 열매가 익은 후에도 한동안 모체에 머물러 거기서 종자가 발아하고 뿌리가 나서 떨어져 번식해 태생식물이라고도 불린다. 물고기, 새우, 게들에게 식량을 공급해주고 저어새, 개리 등 멸종위기 조류와 이동성 물새들의 중요한 서식지이기도 하다.

중국 푸젠(福建省) 샤먼시(廈門, Amoy)는 중국환경모범도시이지만 5대 경제특구중 하나로 아직 한창 개발과 건설의 몸살을 앓고 있다. 구룡강과 대만해엽이 만나는 샤먼, 정주는 광동성, 광서성, 해남성, 대만, 홍콩 등을 거쳐 서남아시아 홍해에 이르는 아시아 최대 해양습지 생태계벨트가 시작되는 곳이고 샤먼대학을 중심으로 맹그로브 연구가 가장 활발한 곳이다. 우리나라 순천만과 같은 형태의 연안습지이다.
지난 40년 동안 중국 맹그로브의 53%, 샤먼 맹그로브숲 90% 이상이 소멸되었다. 맹그로브에게 가장 큰 위협은 역시 인간이다. 침식된 토양과 주변 농경지 유출수가 하류로 흘러들어 맹그로브가 숨을 쉬지 못하고 숲은 집이나 관광지, 농경지, 새우농장으로 전환되었다.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 해안가의 지속적인 모래유실이 맹그로브숲을 치명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맹그로브숲 복원은 쓰나미 등 동남아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자연재해를 예방하는 UNESCO가 제안한 기후변화 적응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샤먼시도 구룡강 성급 맹그로브 보호구역을 지정해(푸궁진) 보호하려 하지만 다른 개발요구의 속도에 밀려 복원은커녕 유지도 쉽지 않은 입장이다. 우리는 인근 대서도 백로보호구, 휜돌고래 보호구역, 종묘기지 등을 방문 맹그로브 보호의 의미와 주민들과 함께 하는 시스템에 대해 소개받았다. 한국에서는 에코피스 아시아가 단독으로 또는 모금을 통해, 중국홍수림보육연맹(China Mangrove Conservation Network)와 지속적인 맹그로브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여수 그린존 사업의 일환으로 또 한국에서 직접 모금을 통해 종묘기지를 마련하고 샤먼시민들과 환경자원봉사로 2010년 총 73,600주를 식재했고 아시아 맹그로브 보호벨트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지금 우리의 지속적인 관심이 절실하다.

여름에는 맹그로브 종자를 직접 심고 겨울에는 종묘장에서 기른 묘목을 다시 식재하는 방법으로 1년에 2차례 복원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종자를 식재할 경우 80% 이상, 묘목을 식재할 경우 90% 이상의 생존율을 보이고 있어 2005년 2.1km에 불과한 맹그로브 숲 면적이 인공조림에 의한 복원사업으로 4.34km의 숲으로 조성되었다.

우리는 이튿날부터 악어섬에서 맹그로브 심는 활동을 시작했다. 대만과의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섬을 지난 30여년 섬을 돌보며 맹그로브를 홀로 심으신 린 뻬이쉐이(林北水)씨의 노력을 지금은 아들 린따셩(林大成)과 홍수림보육연맹, 에코피스아시아, 또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같이 하려고 한다. 자신의 대학등록금까지 맹그로브에 쏟아 부은 아버지를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뚝심 있는 한결같은 분’이라며 아버지를 표현하며 우리를 안내하고 도와주는 아들에게서 맹그로브 생태계 복원의 미래가 보였다.
악어섬에서 맹그로브 심기는 쉽지 않았다. 2조로 나누어 썰물로 물이 빠진 갯벌에서 1조는 종묘를 나누고 다른 조는 그 종묘를 아직 물이 덜 빠진 갯벌에 심는 작업을 진행했다. 썰물후 나무심기에 적당한 시간은 하루에 2~3시간 정도, 허벅지까지 오는 장화를 신고 얼굴과 온몸에 진흙을 바르며 우리가 심은 30cm의 작은 맹그로브가 10m 높이의 숲으로 커가길 기대해 본다.

이번 4박 6일에 걸친 맹그로브숲 탐방과 해외봉사는 우리에게 맹그로브의 심각성을 알리고 생태계 복원운동을 위해 우리의 관심을 동아시아로 한 발 내딛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리가 지난 40년 우리의 환경을 지키기 위해 지구촌과 연대했던 것처럼 우리 공동의 미래를 위해 이제 아시아 맹그로브숲에 우리의 관심을 조금 나누어 주어야 한다는 새로운 숙제를 안겨주었다.

사진 : 맹그로브 모습
참가한 환경연합 서울협의회 식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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