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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복으로 내복찾자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06-11-14
“겨울에 내복입기”-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말인데, 요새는 입으라고 권해도 안 입는 시대다. 겨울철이 되니 에너지시민연대를 중심으로 환경단체들이 내복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난 올해 틈틈이 강남서초 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을 해왔는데, 김영란 국장님께서 이번에 나에게 캠페인을 한번 기획해보라고 제안하셨다. 총 프로듀서라고 하면 뭔가 거창하게 들리지만 사실 캠페인을 어떻게 할 지 아이디어를 내고 준비를 하는 소박한 일이다.

나는 먼저 내복에 대한 기사와 다른 환경단체들의 캠페인 예시를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 보통 사람들도 이런 사실을 알까? 내복을 입어 실내온도를 3도 낮추면, 난방에너지 사용을 20%로 줄이고 연간 1조5000억을 절약할 수 있다. 게다가 내복을 입으면 겨울철 건조한 피부를 뽀송뽀송하게 유지하며 감기에 걸리지 않고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 건강에다, 환경에다, 경제까지 살리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갖는 일인데 우리나라 현실은 이에 대해 인색하다. 미국, 프랑스의 경우엔 실내온도가 18~20도 수준인데, 우리나라는 23~28도 수준이니 말이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으면서, 춥다하면 난방부터 먼저 트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발상을 바꿔, 지구를 지키는 슈퍼맨도 파란 내복을 입는 것처럼 우리의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내복을 입자는 홍보를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마음에 와 닿게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다. “커플티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커플내복”, “내복으로 내福찾기” 등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냈는데 그 중 몇 가지만 피켓 문구로 사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사람들의 참여를 위해 “올 겨울에.......난 내복을 입는다 vs 안 입는다”에 스티커를 붙이는 설문을 준비하기로 했다. 캠페인 바로 전날 저녁에는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선생님들과 피켓 등 캠페인에 필요한 것들을 만들었다. 사람들이 내복을 입는 건 창피해할 것 같아 버려진 상자를 펼친 후 사람 모양으로 오려 내복을 입혔다. 내 손으로 만드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했던 것 같다.

드디어 11일 오전 10시. 강남서초환경연합 사무실에 들어서니 중, 고등학생 20명 정도가 국장님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이번 캠페인은 학생들이 자원봉사활동으로 참가해서 진행하는 거라 국장님께서 일정과 왜 내복 캠페인을 벌이는 지에 대해 얘기해주시고 우리가 나누어줄 팜플렛 “가정에서 실천하는 환경 운동”을 같이 읽어보았다. 그리고선 사무실을 나와 피켓과 내복 모델들을 들고 양재역 쪽을 향했다. 양재역에 가서 잠시 캠페인을 벌이다가 우리는 고등학생 팀과 중학생+숭실대 학생들 두 팀으로 나눠져 다니기로 했다. 고등학생 팀은 주로 양재역 안에서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했고, 나는 중학생 팀과 같이 서초구청 앞 벼룩시장에 갔다. 학생들이 내복 男, 女 큰 모형과 피켓을 들고 벼룩시장 틈새를 다니니 장사를 하시는 분들과 구경하는 사람들이 ‘저게 뭔고’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시기도 했다. 그 때를 놓치지 않고 몇몇 중학생들과 나는 준비해온 팜플렛을 나눠드렸다. ‘한 번 읽어주세요’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팜플렛을 건넸지만 무시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 내복홍보를 하는 걸 내복장사를 하는 거로 알고 얼마냐고 묻는 분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이건 아니다 싶어서 서초구청 건물 앞에 자리를 잡고 섰다. 벼룩시장에 모인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에 우리가 캠페인 하는 이유를 제대로 알려보자며 구호를 정했다. 얼떨결에 만들어지긴 했지만, 구호 “여러분/ 우리는/ 강남서초/ 환경연~합입니다/ 올 겨울에/ 내복입고/ 에너지를/ 절약합시다/ 와~”를 크게 외쳤다. 한 번 해보니 자신감이 생겨 몇 번 더 외치고 이동하기로 했다. 숭실대 오빠들이 재밌게 이끌어주고, 부끄러워하는 중학생들도 차차 용기를 내어 외치고 나니 벼룩시장에 있는 사람들도 우리의 의도를 어느 정도 알게 되어 나중에 나갈 때는 관심을 보여주시는 분이 더 많았다. 까불까불하고 어린 중 1들도 열심히 사람들에게 팜플렛을 건네주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마음이 훈훈했다. 우리는 벼룩시장의 또 한 곳에서 구호를 외치며 캠페인을 한 후 양재역으로 가서 마지막 홍보를 하였다. 하면 할수록 우리도 흥이 나서 열성적으로 구호를 말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했더니 시간이 다되어 사무실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다. 이날 처음 만난 사이인 친구들이 많았는데 돌아갈 때는 어느새 얘기도 하며 좀 가까워진 것 같았다. 강남서초환경연합 건물에 도착하여 봉사 활동 후 느낀 점을 각자 종이에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는 시간을 갖고 이 날 활동을 마무리 지었다. 처음엔 팜플렛을 나누어 줄 때 사람들이 받지 않아 민망했다는 아이도 있었고, 고등학생들은 스티커 붙이기 캠페인이 재밌었던 모양이다. 주로 학생들이 설문에 참여했기 때문에 ‘입는다’와 ‘안 입는다’가 반반이긴 했지만.

우리가 한 내복입기 캠페인이 양재역 쪽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평소에 생각하지 않던 내복과 환경의 연관성을 알리기도 했지만 한 번의 캠페인이 사람들의 생활을 바꾸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자원 봉사 활동을 한 학생들만 생각하더라도 이번이 참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추위에 떨며 힘들었어도 20명의 중, 고등학생들과 숭실대 학생들은 “내복”에 대한 이날의 기억을 마음속에 꼭 꼭 담아갔을 테니까. 이런 조그마한 경험과 참여에서부터 변화의 창구가 열리지 않나 싶다. 나 또한 많이 배우고 느낀 것 같다. 여러 가지 부족했던 점과 미숙했던 점들을 보완해 다음번에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캠페인을 했으면 좋겠다. 올 겨울엔 나부터 내복을 입고 난방을 적게 트는 것을 실천할 생각이다. 이 날 함께 했던 선생님들과 학생들 모두 고맙습니다~!

-이우고2 최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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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렛 뒷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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