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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패스트푸드점의 냉기가 우리를 유혹하지만 녹색지구 지켜며 당당해지자
작성자 이고은(중대부고 2년)
작성일 2007-07-16
오늘은 꽤 흥미진진한 날이다. 환경 운동 연합에 가서 색다른 체험을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엄마 말씀을 들으니 여러 패스트 푸드점을 다니면서 실내 온도 측정 등을 할 듯 싶었다. 초등학교 이후에는 봉사 이외에 어떠한 체험도 해 보지 못했을 뿐더러 봉사라고 한 것은 병원이나 고아원에 가서 청소부나 간호원 역할을 하는 것이 고작이었기 때문에 더욱 흥분이 되었다.

들뜬 마음을 안고 간 곳은 작은 초록색 글씨가 인상적인 강남 서초 환경 운동 연합이라는 아담한 사무실이었다. 솔직히 조금 실망스러웠다. 미래에 UN에서 일하는 것이 꿈인 나는 이 곳 역시 '환경 운동 연합'이라는 꽤 커다란 단체이니만큼 사무실 역시 근사할 것이라고 예상 했었다. 하지만 예상과 지금 내 눈에 비치는 작은 사무실과 가득 찬 아이들, 에어컨도 없이 덜덜 거리는 선풍기가 겨우 숨통을 트여주는 현실과는 너무나 달랐다. 하지만 뜻깊은 활동을 펼치는 데에 그 의의가 있기에 시설은 여의치 않기로 했다. 서울여상에서 온 한 아이와 한 팀이 된 나에게 주어진 과제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큰 패스트 푸드점 5곳(KFC,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던킨 도넛츠)의 실내외 온도와 냉방 여건 등을 조사하는 것이었다. 지리를 잘 몰랐기 때문에 롯데리아를 제외한 4곳은 내가 잘 아는 대치동에서, 롯데리아는 방배역점을 조사하기로 했다.

지하철로 대략 10개 역을 지나 드디어 도착한 방배역. 4번 출구에서 나오면 곧바로 있다는 담당 선생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올라왔는데 왠걸. 롯데리아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빵집이 들어서 있었다. 한참 그 지점을 둘러보았지만 엉뚱한 맥도날드와 던킨 도넛츠만 보일 뿐 롯데리아는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우리는 롯데리아는 조사에서 제외하기로 하고 대치역으로 향했다. 여러 역을 지나 하려했던 첫 조사가 실패하고,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쉽게 지쳐버리고 말았다. 대치역에 도착. 제일 가까운 던킨 도넛츠에 들어갔다. 문을 여는 순간 확 끼쳐오는 그 차가운 바람~ 정말 살 것 같았다. 시원한 실내 온도를 이용하여 손님들을 유혹하는 것이 여름 마케팅 전략 중 하나인 것은 알지만 뜨거운 햇빛을 피하기에는 이 곳이 딱이었고 그 유혹은 뿌리치기 힘든 것이었다. 혹시 점원이 기분 나빠할 듯 해서 눈치를 보며 꼼꼼히 조사한 후에 버거킹으로 향했다. 고작 10분 거리었지만 날이 너무 더워서 거리가 훨씬 멀게 느껴졌다. 무심코 온도계를 보니 29도와 30도 사이를 왔다갔다 했다. 이렇게 나? ㎢酉?힘들게 버거킹과 KFC, 맥도날드를 차례로 조사한 후 우리는 사무실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감상문을 쓰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내가 시원함을 느끼는 만큼 환경은 오염되겠구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오늘 조사의 목적도 환경 오염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줄이려는 것이었다. 시원한 패스트 푸드점을 나오면서 느꼈던 아쉬움이 이제는 부끄럽게 느껴졌다. 처음에 사무실에서 에어컨이 안나온다고 불평했던 것도 내 생각이 짧았기 때문이었다. 여기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곳이고 여기 계신 분들도 나처럼 덥지만 희생을 마다하고 환경 보호를 실천으로 옮기고 계셨다. 게다가 실내가 시원해지면 시원해질수록 실외는 실외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바람으로 더 더워지고 이러한 상황은 반복되어 더 안좋은 결과를 낳게 될 것이 뻔했다. 오존층의 파괴로 자외선이 무차별적으로 들어와 그 즐거운 바다 여행을 포기하게 되는 것은 상상만 해도 정말 싫다.

녹색 카드를 나누어 주는 것은 조금 부끄러웠다. 하지만 환경 보호를 위한 글짓기를 하는 것보다 작은 것이라고 실천에 옮긴 것이 훨씬 값진 일이라는 것을 확신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았다. 다음에도 잠깐 시간을 내어 이렇게 재미있고 특이하면서도 나 자신에게도 당당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겠다.

사진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홍보행사에서 자원봉사하는 이고은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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